[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서울이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K-컬처 열풍에 힘입어 관광 산업이 회복세를 타고, 내국인의 '호캉스' 수요까지 맞물리며 호텔업이 '신(新) 르네상스'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호텔·리조트 그룹인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은 2030년 서울역 북부 재개발 부지에 '만다린 오리엔탈 서울'을 개관한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을 맡은 한화 건설 부문은 이달 사업지 내 호텔 운영사로 만다린 오리엔탈을 유치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조감도. [사진=한화]](https://image.inews24.com/v1/abc65cce8a0eb4.jpg)
미국계 초고급 브랜드 로즈우드 호텔도 2027년 용산 녹사평대로 일대에 '로즈우드 서울'을 개관하고,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도 2031년 남산 힐튼호텔 부지 일대에 '리츠칼튼' 호텔을 오픈한다. 내년 옛 라마다 서울 호텔 부지에는 영국의 '메종 델라노' 호텔이 처음으로 문을 연다.
글로벌 체인들이 잇달아 한국 진출을 선언한 건 단순한 숙박업 확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과 중국 단체 관광객 비자 완화로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역대급으로 늘어난 데다, 소비 회복세 속에 호텔업도 부흥기를 맞으며 한국이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했다.
방한 외국인은 지난해 1500만명을 넘어서더니, 올해 1~7월까지 약 반년 만에 1070만명을 돌파했다. '케데헌' 열풍을 고려하면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처음으로 연간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소비도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카드 사용 실적을 보면, 국내 비거주자의 카드 사용액은 37억90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38.2% 증가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여행업에 대한 소비자동향지수(CSI)도 올해 들어 꾸준히 개선되며 7월에는 99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00이하면 비관적, 이상이면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올 초 90을 밑돌다가 100에 근접했다는 지표는 여행비에 대한 소비심리가 큰 폭 개선됐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내국인들의 '호캉스' 문화도 새로운 소비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소득층 내국인들이 호텔을 레스토랑·스파·웨딩·멤버십 클럽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호텔에 대한 소비가 커지면서 특급 호텔들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2020년 1871억4200만원까지 떨어졌던 객실 수입이 지난해 8011억8700만원으로 뛰며 코로나19 이후 최대를 찍었고,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8.14%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호텔신라 호텔 부문도 지난해 매출액이 7179억6700만원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를 찍었으며, 올 상반기에도 약 34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글로벌 호텔 체인까지 입성하면서 서울은 한류 문화와 디지털 혁신, 관광 인프라가 결합된 새로운 럭셔리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향후 잠실, 성수, 강남 등도 럭셔리 호텔 신규 입지로 거론되고 있어 호텔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호텔 체인 입장에서 서울은 문화·경제 허브로서 최적의 투자처"라며 "신규 고급 호텔이 들어서면 호텔 업계도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