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13년 만에 수면 위로 떠 오른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논의가 고착 상태에 빠졌다. 제도 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소상공인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하자 개선 추진 동력이 약화한 영향이다.
![8일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저지 대책위원회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입법 철회를 주장하며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민주 노총 서비스연맹]](https://image.inews24.com/v1/d9d5f959c6e545.jpg)
사실상 오는 6월까지 속도 조절에 나선 뒤 지방선거 이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온·오프라인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주요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8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를 출범했다. 대책위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 400여개 대형마트 점포가 심야 물류기지로 전환되고 새벽배송 전선에 가세한다면 동네 정육점, 반찬 가게, 청과상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논란은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이 개정안은 의무휴업일과 심야 영업 제한 시간에도 온라인 배송을 가능케 하자는 것이다.
이는 유통 채널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그간 대형마트는 소비 패턴 변화 속에서도 온라인 전환에 어려움을 겪었고, 온라인 플랫폼은 시간 규제 없이 서비스를 확장했다.
당정이 관련 규제 완화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물살을 탔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신선식품을 온라인 배송 허용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다.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은 대기업 중심 유통 구조가 지금보다 더 강화되면 남은 손님까지 다 뺏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통업계는 신선식품이 핵심 카테고리라는 점에서 이를 제외하면 규제 완화의 실효성이 효과가 떨어진다고 맞선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여당에서 표심을 고려한 신중론이 제기된 점도 속도 조절 국면에 접어든 이유 중 하나다. 이해관계 충돌이 큰 사안을 선거 전에 강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선거 이후 관련 논의가 재개될지가 주목된다. 선거 전까지 물밑에서 이해당사자 의견을 조율하고 상생안을 마련해 규제 완화 타임라인을 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대형마트의 영업이익 증가분 일부를 재원 삼아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안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대책위는 입법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합의점을 도출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온라인 매출 비중 60% 육박⋯"과감한 개선 필요"
문제는 논의에 진전이 없는 이 기간에도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매출 비중은 59%로 집계됐다. 2021년 52.1%에서 2022년 53%, 2023년 53.8%, 2024년 56.4%로 꾸준히 높아진 데 이어 증가 폭이 더 커졌다.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대형마트의 상황이 단기간에 달라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통시장의 실태와 소비자 편익, 실질적 경쟁 관계 등을 균형적으로 살펴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관련 규제가 도입된 13년 전 현실과 달라진 유통 환경에 맞춰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대형마트 규제를 통해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방식은 온라인 시장 성장과 소비자 구매 패턴을 반영하지 못한 단편적 접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경쟁 관계가 아닌 보완적 성격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업' 보고서에서 "의무휴업 정책의 효과가 미미하다면 과감하게 개선하거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온라인, 대형마트, 전통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통 생태계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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