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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김영환 가처분' 인용…국힘, 충북지사 경선 '원점'으로[종합]


재판부 "공천신청 공고기간 등 절차적 정당성 위반"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법원이 김영환 충북지사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법원은 정당의 정치적 활동의 자율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민주적 기본질서와 원칙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의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재판장 권성수)는 31일 김 지사의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채무자(국민의힘)가 제9대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 2026년 3월 15일 충북도지사 선거에 채권자(김 지사)를 후보자에서 배제한 결정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결집·전달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각종 선거의 입후보자 추천과 선거활동에서 주도적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정당이 이런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헌법과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원칙이나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그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또 "특히 정당의 공천과정은 정당의 지지·추천을 받아 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정하는 고도의 정치적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침익적 성격이 강한 징계처분 등과 비교해 그 자체로 정당활동의 자율성 보장이 더욱 강하게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단순히 일반적 관점에서 볼 때 다소 불합리하다거나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는 등의 사유만으로 그와 관련된 결정의 효력을 섣불리 무효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러한 정당의 정치적 활동의 자율성도 헌법과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민주적 기본질서와 그 기본원칙을 위반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당이 아무런 기준도 없이 공천심사를 하거나 심사나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 그 심사기준이나 절차가 정당 스스로가 미리 마련해 둔 당헌·당규가 정하고 있는 기본 원칙을 형해화하고 그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객관적인 합리성과 타당성을 현저히 잃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결정의 효력을 부인함이 상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에 대한 국민의힘의 '컷오프' 결정이 헌법과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민주적 기본질서와 그 기본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특히 당이 스스로 정한 절차의 정당성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은 2026년 3월 16일 공천신청자를 추가로 모집한다고 공고했지만 바로 다음날 오후 6시까지 접수를 하도록 해 당규 제11조 제2항이 규정한 내용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당규상 공천신청을 위한 공고기간을 '3일 이상'이 두도록 규정하고 있고, 접수기간도 공고기간 만료일 다음날부터 기산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는 당직자들뿐만 아니라 책임당원 누구나 균등한 정치참여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기간을 당규에 명시한 것인데 그 기간을 임의로 축소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또 "당규 제15조 제4항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자격심사를 통해 경선대상 후보자를 압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이상, 김 지사를 경선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한 것은 당규에 따른 재량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규는 중앙당 공천관리위가 신청접수를 마감해 그 명단을 공고한 공천신청자들에 대해 부적격심사, 자격심사를 거쳐 필요한 경우 경선대상자를 압축할 수 있다는 취지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자격심사에 따른 경선대상자 압축 후에도 별도의 추가 공모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명시한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정당의 자율성이나 정치적 필요에 의해 추가 공모절차가 필요하더라도 추가 공모절차는 공관위 자격심사 전이나 적어도 부적격자를 제외하면 경선후보자 선정이 불가능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면서 "김 지사에 대한 공천배제 결정에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정당의 공천절차는 정당의 자치적인 내부문제로서의 성격을 가지기도 하지만, 당원들과 해당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유도·통합해 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정하는 절차로서 최종적인 공직자 선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적문제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며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 전 당 소속 후보자 선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사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충북도지사 공천을 신청한 김 지사를 컷오프했다. 김 지사는 공관위의 결정이 자의적이라며 가처분을 신청하고 반발했지만, 공관위는 20일 기존 결정을 유지한 채 나머지 신청자들인 윤갑근 변호사와 김수민 전 의원만으로 경선을 치러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국민의힘은 충북도지사 후보 경선 일정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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