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권서아·설재윤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10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자동차, 철강, 조선업계 등 주요 기업의 하청노조에서 원청 교섭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이날부터 본격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에는 하청 근로자의 단체 교섭권을 원청까지 확대하고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소송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집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 등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a593242db7637.jpg)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생겼고, 법 시행 첫날부터 노조들의 원청 교섭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원청을 상대로 한 직접 고용·처우 개선 요구 등 교섭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어 산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현대자동차 하청노조(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금속노조를 통해 원청에 3차 교섭 요구서를 발송했다. 이미 두 차례 교섭 공문을 전달했으나 사측의 응답이 없자 재차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정규직 전환, 고용 불안 해소 방안 등을 원청과 교섭 테이블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사내하청 노조도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포스코가 하청업체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 지휘 통제권을 보유하고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도급으로 위장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파견 인정과 사과, 하청 노동자와의 단체교섭 실시, 하청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처우 해결 등을 요구했다. 또 하청업체 사장이 아닌 포스코 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용노동부나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선에서 협력사와 교섭 등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집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 등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9f9bc1512668b.jpg)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도 이날 원청인 HD현대중공업에 교섭 요구서를 전달했다.
요구안으로는 임금 30% 인상, 원청과 같은 성과급 지급, 8시간 1공수(일당) 인정, 최소 5일 유급 휴일 등을 제시했다.
HD현대 관계자는 "법과 시행령 그리고 고용노동부 해석 지침에 따라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생산 공정과 관련이 없는 급식·청소업체 직원들도 원청과 동일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화오션 협력사인 급식·청소업체 웰리브 직원들은 지난달 25일부터 거제조선소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단체교섭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법령에 정한 바에 따라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이며, 충실히 협의할 것"임을 밝혔다.
삼성·SK·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법 시행 이후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 여부와 의제를 확인하며 대응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하청의 요구 의제가 무엇일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이 어디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법 시행 이후 하청의 움직임을 보면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시행된 만큼 산업 현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노사 간 균형을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기업이 협력 관계에 있는 연관 기업들과 직접 협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에서 협상 범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분쟁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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