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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내 작품 무단학습했는데 합법?…정부 가이드라인 살펴보니 [AI브리핑]


상업 목적·크롤링도 일괄 배제 아냐…공정이용 4요소 판단 기준 제시
옵트아웃·선사용후보상 논의, 국대AI 형사면책까지…입법 과제 여전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30대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 A씨는 게임 내 NPC 대화 모델을 고도화하기 위해 외부 웹소설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고 싶다. 공개된 콘텐츠라면 써도 되는 걸까. 상업적 목적이면 무조건 불법인 걸까.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B씨는 최근 자신의 영상과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유사 콘텐츠를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동의를 구한 적도, 고지를 받은 적도 없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데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기사 내 사례를 기반으로 구글 제미나이가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제작]
기사 내 사례를 기반으로 구글 제미나이가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제작]

생성형 AI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이용자도, 개발자도, 권리자도 혼란을 겪고 있다. “웹에 공개돼 있으면 학습해도 되나”, “상업 목적이면 무조건 침해인가”, “내 작품이 학습됐는지 알 방법은 없나”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정부가 처음으로 생성형AI 저작물 학습에 대한 공정이용 판단기준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문화체육관광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AI전략위원회가 26일 공동 발간한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는 AI 학습을 일괄적으로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대신 실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판단 구조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내서를 기준으로 A씨(이용자)와 B씨(권리자)의 상황을 구분해 살펴봤다.

상업적 목적도 공정이용 될 수 있다

안내서는 AI 학습 과정에서 저작물을 수집·저장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복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기본적으로는 권리자의 이용허락이 전제된다는 취지다.

다만 예외가 있다.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하면 허락 없이도 가능하다. 여기서 핵심은 4가지 판단 요소다. △이용의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종류와 용도 △이용된 분량과 중요성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하나의 요소가 불리하더라도 나머지 요소로 상쇄될 수 있어 어느 하나만으로 침해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특히 안내서는 "상업적 목적이나 웹 크롤링 방식의 AI 학습이라도 공정이용에서 자동으로 배제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A씨처럼 웹소설을 NPC 대화 학습에 활용하는 경우, 원저작물을 대체하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목적으로 활용하는 만큼 변형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

반면 공정이용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가령 인기 가수의 음원을 구매해 AI에 학습시킨 뒤 커버곡 생성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경우, 상업적 목적인 데다 원저작물과 유사한 결과물로 음악 시장을 직접 대체할 가능성이 있어 4가지 요소가 모두 불리하게 작용한다.

합법적으로 구매한 저작물이라도 이용 허락 범위를 넘어 학습에 활용했다면 공정이용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가이드라인의 설명이다.

권리자라면 '거부 의사' 먼저 밝혀야

B씨처럼 자신의 저작물이 AI 학습에 무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옵트아웃(Opt-out), 즉 AI 학습 거부 의사를 명시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거부 표시가 있는 저작물은 학습에 활용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분쟁이 생겼을 때는 새로 신설되는 AI 특화 분쟁조정 창구(1800-5455→0번)를 통해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옵트아웃 표준 절차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거부 표시가 없는 저작물에 대해 먼저 학습에 활용하고 이후 보상하는 '선사용·후보상' 원칙을 도입하는 저작권법 개정도 추진 중이지만 법제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국가대표 AI 기업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저작물 학습에 따른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정부는 이번 안내서를 통해 "AI 학습과 저작권 충돌 문제를 제도권 안에서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정이용 여부는 결국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지만, 최소한 판단의 틀은 제시했다는 의미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금은 AI에 국가의 명운이 걸린 골든타임"이라며 "AI 기업들이 저작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공 분야가 저작권을 보유한 공공저작물에 대해서도 AI 학습 목적의 개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고품질 데이터 공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다만 상업적 크롤링의 허용 범위, 선사용·후보상 도입 여부, 형사책임 면제의 구체적 조건 등은 여전히 입법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AI 산업 육성과 권리자 보호 사이에서 어느 지점에 선을 그을지에 따라 향후 법·제도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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