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노보노디스크가 비만약 제품군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비만 신약 후보의 효과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춰 시장 입지와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사진=챗GPT 생성]](https://image.inews24.com/v1/0df75e46f8fa00.jpg)
1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가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비만 치료제의 공급가를 최대 50% 인하한다. 조정 대상은 위고비·오젬픽·리벨서스다. 인하 이후에는 제품 구분 없이 675 달러(약 97만원)로 가격을 통일한다.
이들 제품의 공장도가격(유통 출고가)은 위고비 1350 달러, 오젬픽·리벨서스 1000 달러 수준이다. 위고비는 절반, 오젬픽은 34% 정도 낮아지는 셈이다. 인하 폭은 모든 용량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주사제와 경구제도 예외 없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노보의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 '카그리세마'의 효과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데 따른 대응으로 본다. 카그리세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아밀린 유사체를 결합한 복합제다. 췌장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밀린(Amylin)의 작용을 모방해 강한 포만감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84주간 비만 환자 809명 대상으로 한 카그리세마 임상 3상 결과, 투약군의 평균 체중 감량률은 23%로 집계됐다. 동일 계열 경쟁 약물인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주성분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에서 보고된 평균 25.5%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 결과로 지난달 말 60달러대였던 노보 주가는 2월 말 30달러대로 반토막 난 상황이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가격을 선제적으로 낮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해석도 나온다. 오젬픽과 리벨서스의 미국 특허는 2030년대 초반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될 전망이다. 오젬픽(주사제)은 8㎎ 제품이 2032년, 2㎎·4㎎ 제품이 2033년 만료된다. 리벨서스(경구제)는 3㎎·7㎎·14㎎이 2034년, 1.5㎎·4㎎·9㎎이 2039년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하는 미국에만 그치지 않는다. 위고비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중국 특허는 내달 20일 만료된다.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브라질 등에서도 특허 만료가 이어질 예정이다. 제네릭(복제약)의 시장 진입을 앞두고 노보는 중국에서 위고비 주사제 한 달분 가격을 1894 위안(약 40만원)에서 988 위안(약 20만원)으로 낮췄다.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비용 장벽을 걷어내 위고비와 오젬픽의 가치가 더 많은 환자에게 전달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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