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마련한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 시간 전 불참을 통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회동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의 눈치를 본 게 아니는 분석도 나온다. '윤 어게인'의 지지를 받는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날을 세우지 않고 '협치'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당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2.1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89ed08d74c738.jpg)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여야에 민생 법안의 속도감 있는 처리를 당부하고 국정 전반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회동을 불과 한 시간 남기고 장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불참 이유로 지난 11일 대법관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점을 들었다.
장 대표는 오찬 취소 결정 직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손으로 등 뒤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에 대해 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대통령 오찬이 잡히면 반드시 그 전날에는 무도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우연히 겹치면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3일 서울 중구 중림사회복지관에서 봉사활동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통령과 협치하자, 민생을 논하자, 머리를 맞대자고 하면서 (11일) 밤에 사법 질서,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악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초등학생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 어디에도 협치 의사는 전혀 없었다"며 맹비난했다.
청와대는 여전히 여야 협치의 물꼬를 트기 위해 국민의힘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러한 취지를 살릴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장 대표가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청와대의 오찬 회동 요청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앉는 장면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협치의 책임은 결국 대통령과 여당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장 대표가 이미 두 번이나 회동을 거부했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청와대에서 다시 만남을 요청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2.1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fdc38942b4044.jpg)
여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지만 국민의힘 내부 사정도 협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내 이른바 '윤(석열) 어게인'이라는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고 있는 장 대표가, 청와대와 여당이 원하는 '협치' 그림 자체를 그릴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실제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설을 앞두고 국민에게 무엇인가 변명하고 싶은지 갈등이 없다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오늘 청와대에 여야 대표를 불러 갑자기 밥을 먹자고 한다"며 "저는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 당 대표가 거기에 가서 들러리 서지 말길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을 민주당의 오점을 덮는 용도, 이 대통령의 작태를 덮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저 역시도 장 대표의 오찬 회동 불참을 간곡히 권유드린다"고 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윤 어게인' 세력을 등에 업고 당 대표를 하고 있는 장 대표는 오는 6월 지방선거까지는 이 대통령과 날을 세워야 하는데, 대통령을 만나 협치의 그림이 그려지면 그 지지가 약화될 수 있다"며 "장 대표로선 어떻게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해야 자기 존재가 입증되는 상황이다. 만남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 6월 지방선거까지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2.1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30f137a3f2c1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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