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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징역 1년 8월…법원 "국가 상징적 존재가 청탁 결부돼 사치"[종합]


'주가조작' 무죄…"시세조종 인지했지만 공모했다는 증거 없어"
'무상 여론조사' 무죄…"명태균 영업행위, 김영선 공천 대가 아냐"
'통일교 금품수수' 일부 유죄…건진법사 통해 청탁 내용 인지"
김 여사 "판결,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심려 끼쳐 죄송"

각종 비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징역 15년형을 구형했으나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안 청탁 대가로 받았다는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특검팀의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28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8개월에 추징금 1281만 5000원을 선고했다.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 세가지. 이 중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모두 무죄로 판결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동정범 인정 안 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이다. 단순 투자자(전주)였는지, 시세조종을 알고도 계좌·자금을 제공하며 '공범'으로 결합했는지가 핵심이었다.

판단 대상은 김 여사의 자금이나 주식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에 이용된 것 중 △2010년 10월 22일부터 2011년 1월 13일까지 대신증권 계좌 주식 18만 주와 20억원이 입금된 미래에셋대우 계좌가 이용된 것 △2011년 3월 30일 2만 3000주를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매수한 것 △2012년 7월 25일부터 2012년 8월 9일까지 1만9635주를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매수한 것 등 크게 3가지이다.

재판부는 미래에셋대우 계좌를 이용한 주가 조작 부분에 대해 김 여사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블랙펄) 대표에게 주식 매매를 일임하면서 수수료조로 수익금의 40%를 약정한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주식거래의 패턴과 증권사를 통한 매매상황에 대한 확인 과정,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의 공모관계는 부정했다. 공동정범이 인정되려면 주가조작 전 과정에서 지위와 역할을 맡고 상호 이용 관계가 의심없이 확인되어야 하지만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시세조종세력 중 누구도 피고인에게 시세조종에 관하여 알려준 바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이 시세조종에 있어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관한 자료가 없다"고 했다. 특히 "블랙펄 측이 시세 조종을 위한 매수자 확보를 위해 대신증권 주식을 블록딜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4200만원을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것은 내부 공모자가 아니라 거래 상대방으로 취급됐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피고인이 시세조종세력과 공모관계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한화투자증권 계좌에서 이루어진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앞선 대법원 판결에서 이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로 인정되지 않은 점, 2011년 3월 30일 매수와 2012년 7월 25일~8월 9일까지 매매행위는 김 여사가 독자적 판단하에 매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이 전 대표나 권 전 회장 등 시세조종세력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2010년 10월 22일부터 2011년 1월 13일까지 대신증권 계좌를 통해 거래된 것은 각각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지적했다.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 1심 공소사실 요지 및 판단 [사진=서울중앙지법]

"대선 전 무상 여론조사…명태균, 다소 망상적인 사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의 재보선 공천을 대가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대선 전 여론 조사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에게 배포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우선 여론조사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윤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약속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21년 3월 하순경 명태균을 만나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에 대한 공천을 확언했다면, 명태균이 2021년 4월 2일경부터 같은 해 5월 9일경까지 이준석, 윤상현, 피고인 부부 등 여러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김영선을 공천해 줄 것을 부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피고인에게 거듭하여 공천을 부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명태균은 '빵선 국회의원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고, 빵선 대통령 윤석열도 당선시켰으며, 10년 백수인 오세훈도 서울시장 만들었다', '오세훈, 이준석을 하나하나 가르쳐 가면서 만들었다'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여, '공천은 피고인의 선물(여론조사 비용 대신에 받은 것)’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구체적 죄 이유에 대해 김 여사와 명씨간 여론조사 계약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결정된 이후의 여론조사 관련 계약은 피고인 개인이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담당했을 법 한데, 대선캠프에서 미래한국연구소나 PNR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이익이 피고인 부부에게 귀속되었다고 보려면, 그 이익이 피고인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귀속된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즉 명태균이 여론조사에 피고인 내지 그 부부의 지시를 받았어야 그 이익이 피고인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귀속된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인데, 그러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제공된 여론조사가 3회에 불과한 점, 다른 사람들에게도 함께 제공된 점도 함께 지적했다.

여론조사 이익은 명씨가 오히려 다른 곳에서 충당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여론조사를 빌미로 여러 유력 정치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이용해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입후보 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상당한 비용을 받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명태균은 김영선의 소개, 대선 여론조사 공표를 통한 홍보 등으로 김종인, 이준석, 피고인 부부 등과 알게 되어 그들과 친분이 있는 듯한 외관을 형성하고 이러한 외관에 기대어 차후 이루어질 지방자치단체 관련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관련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에 상당한 금원을 지급받아 이를 여론조사 비용에 충당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실제 이 사건 여론조사 비용은 지방자치단체 관련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들로부터 받은 2억 4000만원가량 및 그 외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람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이미 충당됐다"고 했다.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2026.1.28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통일교 현안 청탁 대가, 3번 중 2번 유죄

재판부는 특검이 기소한 혐의 중 유일하게 통일교에서 현안 해결 청탁 대가로 받은 금품 수수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김 여사가 측근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금품을 받은 것은 2022년 4월 7일과 7월 5일, 같은달 29일 세번이다. 처음 두번은 샤넬가방과 천수삼 농축차를 받았고, 마지막에는 그라프 목걸이가 건너갔다. 총 8293만원 상당이다.

재판부는 처음 건너간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수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선 직후 윤 전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대화가 오갔지만 청탁이라고 볼 만한 내용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후 금품은 청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전씨를 통해 '통일교 측에서 원하는 것이 UN 제5사무국 유치라는 것과 이를 위해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가 필요한 점, 그 지지를 받으려면 그 국가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해들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윤 전 본부장도 김 여사와의 통화에서 비슷한 취지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통일교가 추진하는 업무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타당성 검토를 통해 지원이 가능한 업무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국가운영 및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의 지시에 의하여 추진될 수 있는 성격"이라며 "대가관계는 수수된 금품과 알선행위 자체에 있으면 족하고 수수된 금품과 청탁 내용 실현을 위해 소요되는 금원 사이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끝까지 부정했던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 전씨의 진술을 근거로 통일교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김 여사는 전씨가 중간에서 가로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2022년 5월 10일 취임한 대통령의 영부인으로 취임 후 채 3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성배가 영부인에게 전달될 물건을 가로채는 대담한 행위를 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윤영호가 보낸 ' 교육부 장관이 아프리카 청년부 장관들을 예방해 달라'는 청탁 내용을 전성배가 그대로 전달했고 피고인이 그 청탁을 인식하면서 그 다음날 목걸이를 교부받았다면 이는 청탁에 대한 알선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관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나머지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026.1.28 [사진=연합뉴스]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 수단으로 오용"

재판부는 "영부인인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면서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과 염결성이 요구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솔선수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국민에 대하여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어서는 아니될 일"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했다. 이어 "윤영호가 전성배를 통해 피고인에게 한 청탁은 금품을 결부시키지 아니하고도 입안이 검토될 수 있는 성질의 것들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청탁과 결부되어 공여된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이를 가지고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금품 수수를 먼저 요구하지 않은점, 청탁을 실현시키려 하지는 않은 점, 뒤늦게나마 가방 등을 공여받은 자신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일부 자책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한다"고 판시했다.

"판결,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심려 끼쳐 죄송"

김 여사 변호인단은 28일 1심 판결 직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김 여사를 접견한 후 김 여사가 "오늘,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특검팀은 공소사실 상당부분이 무죄로 판결이 났고 형량 또한 구형과 많은 차이가 있는 만큼 판결문을 분석한 뒤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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