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고점론 다시 주목⋯자사주 '방패' 걷히자 中 반도체 리스크 직격

'삼전닉스' 고점론 다시 주목⋯자사주 '방패' 걷히자 中 반도체 리스크 직격

삼성전자 7%·SK하이닉스 9%↓⋯CXMT 추격·자사주 매입 종료 부담
"반도체주 여전히 저평가"⋯실적 가시성 회복·외국인 귀환 관건 분석

[사진=챗GPT 제작]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중 최대 9%대까지 급락하며 증시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간 주가 하단을 지지해 온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메모리 기업의 추격까지 가시화하면서 반도체 고점론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낮아진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반도체주의 상승 여력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9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9500원(7.78%) 내린 23만1000원, SK하이닉스는 14만7000원(9.16%) 내린 145만8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부터 이어진 하락세는 시간이 갈수록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평균 취득단가인 26만3823원보다 약 10%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150만원선을 내줬다.

반도체 투톱의 급락은 지수 전반으로 번졌다. 코스피는 장중 6000선이 무너졌다. 오전 9시50분께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주가 하락 배경으로는 중국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추격이 꼽힌다. 앞서 CXMT는 4F²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DR5 RDIMM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소비자 가전용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온 CXMT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시장인 서버용 메모리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올해 2분기 기준 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7%로, 삼성전자(39%)·SK하이닉스(26%)·마이크론(25%) 등 글로벌 3사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전년 대비 매출이 716% 급증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시장에서는 점유율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급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자사주 매입이 끝나가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자사주 5686만주를 약 15조원에 매입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7일까지 예정 물량인 2407만주의 81.64%를 취득했다. 이르면 이번 주 이후 매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 매입은 그간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역할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2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6조87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 주체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은 6조1232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며 11조2203억원이 순유출됐다.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면 외국인 매물을 받아낼 수급 주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가수익비율 최저 수준, 반등 조건 '외국인'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을 반도체주의 재평가 기회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익 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각각 4.3배다.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이익의 4배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12개월 선행 P/E인 21.3배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코스피 전체 P/E도 5.6배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실적 전망은 여전히 우상향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올해 370조4000억원에서 내년 555조3000억원, 2028년 608조2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263조3000억원에서 내년 401조9000억원, 2028년 431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역사적 하단 P/E에 이미 추정치 대비 약 57%의 감익이 선반영돼 있다"며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인 반면 할인 해소에 따른 상승 여력이 높아 보유의 위험보다 미보유의 기회비용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올해 이익 추정치가 큰 폭으로 상향된 만큼 내년에는 기저 부담으로 이익 사이클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반도체주의 반등은 다음 이익 사이클에 대한 가시성과 외국인의 매수세 회복에 달릴 전망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AI·반도체 대표주의 폭발적 실적 성장성과 Rock-bottom 멀티플(최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주목하지만, 초고변동성 한국증시와는 당분간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 외국인 투자가 지배논리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시각이 바뀌려면 고물가·고금리 위험이 정점을 통과하고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이 확인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회복 궤도 재진입은 미국 금리 추가 상승 위험 등 거시경제 부담 완화 여부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의 2027~2028년 이익 추정치 상향을 통한 이익 가시성 개선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