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황세웅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를 국익과 상업적 합리성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놓고 여야의 질의가 집중된 가운데 국내에서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입지 선정 과정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삼성전자 노조의 투자 관련 문제 제기를 둘러싸고도 여야 의원들이 충돌했다.

김정관 "알래스카 LNG, 상업적 합리성 전제"
김 장관은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 대미 전략투자와 관련해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나아가 세계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쟁점이 됐다. 과거 경제성 문제로 장기간 추진되지 못했던 사업에 한국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장관은 "사업성이 낮아서 그동안 안 됐던 것은 맞다"면서도 중동 정세와 에너지 공급망 변화 등을 고려하면 사업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어 "검토에 착수했다는 의미는 누차 말씀드렸듯이 상업적 합리성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미 전략투자를 단순한 자금 집행이 아닌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과 한미 원전 협력 등도 후속 투자 대상으로 검토·추진하고 있다.
'호남 반도체' 입지·인프라 도마…"조건 안되면 안 들어가도 돼"

국내 투자 문제에서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공방이 거셌다.
야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사실상 특정 지역을 제안한 것 아니냐며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전력·용수·인력 등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인프라가 충분한지를 놓고도 질의가 이어졌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기업이 인프라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안 들어가도 되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실제 투자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기업에 있다는 취지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대규모 재정이 투입됨에도 사전 타당성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고 사업 목적과 비용 산정, 기대 효과 등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사업 추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시기를 놓치면 디스플레이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적기에 투자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에서도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을 비수도권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지역균형발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조위원장 증인석서도 투자 공방…김도읍 "자가당착"

공방은 기업 투자에 대한 노조의 역할로 번졌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에게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로 국가적 산업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투자는 경영상의 결정이 맞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근로조건은 조합과 이야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균형발전에는 동의하지만 투자로 직원들의 근무지 등 근로조건이 달라지는 부분은 노사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도읍 의원은 민주당이 주도한 노란봉투법을 거론하며 이 같은 질의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노란봉투법을 민주당이 밀어붙이면서 경영상 판단이 쟁의 대상이 돼버렸다"며 "그걸 여기 와서 질타를 한다?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이끄는 초기업노조는 올해 삼성전자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며 사측과 대립했다. 노조는 5월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가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총파업은 유보됐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대미 전략투자 관련 비공개 국회 보고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여야는 유출 경위를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사진=곽영래 기자(ra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