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으로 사업 접점을 넓힌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물산과 삼성SDS,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까지 6개 관계사가 AI 인프라 기업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한다.


반도체부터 냉각·건설·데이터센터 운영·배터리까지 각 관계사가 보유한 사업과 AI 데이터센터의 접점도 주목된다.
AI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과 냉각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발전·송배전망, 통신망도 함께 갖춰야 한다. 최근 AI 투자 확대와 함께 관련 인프라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반도체부터 냉각·건설까지…6개사 함께 투자

2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는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에 총 10억달러를 투자한다. 삼성전자가 5억달러, 나머지 5개 관계사가 총 5억달러를 투입하는 구조다.
올해 6월 글로벌 투자회사 KKR이 출범시킨 헬릭스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개발·운영부터 발전과 송배전 시설, 광통신망 등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으로 두고 있다. KKR과 엔비디아, 쿠웨이트투자청(KIA), 미국 전력회사 비스트라 등이 창립 투자자로 참여했다.
각 투자자는 보유 역량을 바탕으로 헬릭스와 협력한다. 엔비디아는 전략적 기술 파트너로 자사의 'DSX AI 팩토리' 설계에 기반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비스트라는 우선 전력 공급자로 참여한다. KKR과 KIA는 장기 자본을 제공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헬릭스 출범 당시 "AI가 현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이끌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DSX 플랫폼과 헬릭스의 협력을 통해 AI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차세대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참여로 헬릭스가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영역도 넓어질 전망이다.
아담 셀립스키 헬릭스 CEO는 "삼성은 헬릭스와 고객들에게 도움이 될 독보적인 역량을 갖고 있다"며 삼성과 함께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헬릭스는 삼성과 협력을 모색할 분야로 첨단 기술과 건설, 에너지저장, 냉각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HBM 등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인수한 플랙트그룹을 통해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와 발전시설 분야의 설계·조달·시공(EPC), 삼성SDS는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는 무정전전원장치(UPS)와 배터리 백업 유닛(BBU) 등을 공급한다.
헬릭스가 삼성의 건설·에너지저장·냉각 역량을 협력 가능 분야로 직접 언급한 만큼 향후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관계사별 사업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전력·지역사회 수용성은 과제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미 데이터센터 수요는 25기가와트(GW)로 1년 전의 두 배, 2년 전의 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에 비해 발전과 송전망 확충에 시간이 걸리면서 전력 공급이 신규 프로젝트 추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헬릭스도 전력을 사업모델의 한 축으로 두고 있다. 약 50GW의 발전 능력을 보유한 비스트라가 투자자이자 우선 전력 공급자로 참여한다.
데이터센터 개발 단계부터 필요한 전력을 함께 확보해 프로젝트 구축 기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도 AI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헬릭스는 아직 미국 내 구체적인 데이터센터 사업 부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프로젝트가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전력 확보와 인허가, 지역사회 수용성 등은 사업 추진 속도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