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은퇴 후 경증 치매에 걸린 남편이 '로맨스 스캠'을 당하자, 전 재산을 날릴 것 같은 불안함에 이혼을 결심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2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경증 치매에 걸린 남편과 이혼하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의 남편은 젊어서는 정말 다정한 남편이자 든든한 아빠로 헌신했다고 한다. 문제는 퇴직 이후로,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던 남편은 어느 날 '경증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운명이 바뀌게 된다.
예전보다 판단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남편은 어느 날 스마트폰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시작하더니, SNS상에서 만난 낯선 사람에게 속아 '로맨스 스캠(상대에게 호감이 있는 것처럼 접근해 사기행위를 하는 피싱 수법)'을 당하게 되고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큰 돈을 송금하게 된다.
남편은 A씨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고, 자식에게도 부끄러워 사정을 말하지 못하는 A씨는 결국 더 이상의 재산 손실을 막기 위해 이혼을 결심한다. A씨는 남편이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혼과 재산분할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사연을 접한 김지연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남편의 치매가 경미해 의사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것이 아니라면, 협의이혼도 재판이혼도 모두 가능하다"며 "남편이 로맨스스캠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있다면 민법상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 사유'에 해당해 합의 없이 재판이혼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산과 관련해서는 "남편의 지속적인 송금으로 재산 보전이 걱정된다면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재산보전처분'을 신청하거나, 경미한 치매와 관련해 '한정후견'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며 "한정후견이 개시된다면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후견인 동의 없이 한 재산 처분 행위를 취소할 수 있게 되고, 재산보전처분을 통해 남편의 계좌를 가압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남편이 로맨스 스캠을 통해 일방적으로 보낸 돈은 재산분할 시 어떻게 참작될까? 김 변호사는 "대법원은 이혼소송 계속 중 당사자 일방이 고의로 재산을 처분한 경우 이를 기존 재산에 포함하여 분할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며 "비록 의사능력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는 남편 측의 사정으로 인한 재산 감소이므로, 법원이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사연자분(A씨)에게 유리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소실된 재산도 남편 측이 받은 것으로 간주해 분할하는 방식으로 사연자분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