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美 반도체 추가투자 요구에 "기업 의견 존중·국익 보호"

李 대통령, 美 반도체 추가투자 요구에 "기업 의견 존중·국익 보호"

"삼성·SK하이닉스 이미 美 공장 건설 중⋯추가 규모는 경영 판단·산업전략 문제"
3500억달러 대미투자도 재협의⋯"상업적 합리성·수익 회수 등 치열하게 협의"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추가 현지 투자 요구와 관련해 기업의 경영 판단을 존중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TV]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이냐는 질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미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규모로 더 늘릴 것인지는 기업의 경영 판단도 있고 대한민국의 산업 전략과 관계된 것"이라며 "기업들의 의견을 존중해 나가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결론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추가 확대 문제에 대해 "여전히 논쟁거리"라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에서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테일러 첫 번째 공장은 올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두 번째 생산시설도 오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착공에 들어갔다.

한국에서 생산한 웨이퍼를 현지에서 패키징·테스트해 오는 2029년 하반기부터 미국 고객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에 짓는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국익 훼손 안 돼"⋯3500억달러 대미투자 막판 조율

이 대통령은 이날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협상에 대해서도 국익과 '상업적 합리성'을 핵심 원칙으로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국과 미국의 무역 합의 관련 내용. [사진=백악관 ]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미국 제조업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양국은 현재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대상 사업 등을 놓고 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세금에 해당하는 3500억달러, 약 500조원쯤 되는 돈"이라며 "관세나 대미 관계를 고려하고 인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의 합의 내용을 보고 결국 우리도 타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투자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합의문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표현을 넣는 문제를 가지고 두 번째 정상회담 당일 아침까지 타협이 되지 않았다"며 "다행히 우리가 원한 대로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표현을 넣었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8일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 사업을 선정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사업성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며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수익 배분은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손실이 발생하는 사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어서 다시 얘기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한미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사업을 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대미 투자 협상 마무리를 위해 최근 미국을 잇달아 오가며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0~12일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투자 대상과 규모, 조건을 놓고 협상했지만 일부 쟁점이 남으면서 당초 예상됐던 최종 합의와 발표도 미뤄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캠퍼스 오피스동 건물. [사진=테일러경제개발공사 링크드인]

대미 투자계획에 대한 국회 보고도 당초 일정보다 미뤄졌다. 정부는 미국 측과 투자 세부 조건을 놓고 조율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는 22일 국회에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익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며 "즉흥적으로 또는 어떤 관계, 압박, 강요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제가 하는 원칙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