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도심 곳곳 현수막 ‘몸살’…군산시 관리기준 도마 위

군산 도심 곳곳 현수막 ‘몸살’…군산시 관리기준 도마 위

실제 집회 없는 시간에도 장기간 게시 지적
“신고기간 내 철거 어려워”…법 해석과 차이

[아이뉴스24 임기택 기자] 전북 군산 도심 곳곳에 무분별하게 내걸린 현수막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도시미관 훼손은 물론 운전자 시야 방해와 보행자 안전 문제까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부 현수막은 ‘집회 신고’를 이유로 가로수와 전봇대, 도로변 시설물 등에 장기간 게시되고 있지만 실제 집회가 열리지 않는 시간에도 그대로 걸려 있는 경우가 있어 군산시의 관리 기준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쟁점은 경찰에 집회 신고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신고기간 내내 현수막을 상시 게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군산 도심 도로변과 가로수, 전봇대 주변 등에 각종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내걸려 있다. 장기간 게시된 현수막으로 인해 도시미관 훼손은 물론 운전자 시야 방해와 보행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임기택 기자]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8조는 30일 이내 비영리 목적의 광고물 가운데 적법한 정치활동이나 노동운동을 위한 행사·집회 등에 사용되는 경우 허가·신고와 일부 금지·제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하지만 집회 신고 자체가 곧 현수막의 상시 게시를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 법제처와 행정안전부의 기존 해석이다.

법제처는 법령해석례를 통해 집회 신고기간 전체가 아닌 ‘실제 집회가 열리는 기간’에 한해 옥외광고물법 제8조에 따른 현수막 표시·설치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한 바 있다.

집회 신고는 특정 일시와 장소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는 신고일 뿐 신고 자체만으로 집회가 개최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집회에 사용하기 위해 설치하는 현수막 역시 실제 집회가 진행되는 경우를 전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역시 실제 집회가 하루 중 일부 시간에만 진행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현수막만 게시된 사례와 관련해 실제 집회가 열리지 않는 시간에는 옥외광고물법상 적용 배제를 받기 어렵고 위반 여부에 따라 행정조치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도 집회 신고기간 중 실제 집회가 열리는 기간에만 관련 현수막을 표시·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군산시의 현장 관리 기준은 이 같은 해석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경찰서에 집회 신고가 된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상 예외 조항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어 신고기간 내에는 임의로 철거하기 어렵다”며 “신고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단속과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실제 집회가 열리지 않는 시간에도 현수막을 계속 게시할 수 있는지 관련 법령과 법제처 해석을 재차 묻자, 군산시 측은 해당 법적 기준을 다시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일반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는 상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군산시는 별도의 전체 현황 수치를 관리하기보다 담당 직원 3명이 1조를 이뤄 매일 새벽과 아침, 저녁 시간대 도심을 순찰하며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기별 단속계획도 수립해 시행하고 있으며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올해 불법 현수막 관련 민원 접수와 철거, 과태료 부과 건수 등 구체적인 수치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인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담당 직원들이 매일 지속적으로 순찰과 철거에 나서고 있다”며 “전북지역에서도 군산시가 불법 현수막 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방치된 불법 현수막에 대한 별도의 전수조사나 대대적인 특별단속 계획은 현재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에서 발견되는 즉시 철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보다 명확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분별한 현수막은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교차로나 도로변에서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고 보행자 통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지정게시대를 이용하고 신고 절차를 지키는 시민·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시민 박모씨는 “도로변 곳곳에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걸려 있어 운전할 때 시야를 방해받는 경우가 있다”며 “도시미관뿐 아니라 교통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불법 현수막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집회 신고가 현수막을 장기간 게시하는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군산시가 경찰과 협조해 집회 신고 시간과 장소, 실제 개최 여부 등을 확인하고 법제처와 행정안전부의 기존 해석을 토대로 집회 현수막에 대한 명확한 관리·단속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임기택 기자(limgt745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