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럽의 오픈AI’에 베팅…미스트랄 4.7조 투자판 주도

삼성, ‘유럽의 오픈AI’에 베팅…미스트랄 4.7조 투자판 주도

삼성전자, 30억 유로 규모 시리즈D 투자 이끌어
미스트랄 기업가치 33조원…유럽 기술기업 최대 지분투자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가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주도했다. AI 반도체 공급을 넘어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오른쪽)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아르튀르 멘쉬 미스트랄 AI 회장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4.3 [사진=아이뉴스24 DB]

미스트랄은 8일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서 총 30억 유로(약 4조7000억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주도했으며, 스웨덴 투자사 EQT가 운용하는 ‘스케일업 유럽 펀드’와 기존 투자사 PSG에쿼티가 공동 주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30억 유로는 전체 투자 라운드의 규모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투자한 금액과 확보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로 미스트랄의 기업가치는 210억 유로(약 33조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미스트랄은 이번 투자 유치가 유럽의 비상장 기술기업이 진행한 지분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미스트랄은 지난 4월부터 협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해 왔다.

아르튀르 멘슈 미스트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지난 4월 2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찾아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 등을 만났다. 양측은 AI 메모리 공급과 반도체 공급망, 관련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멘슈 CEO는 다음 날인 4월 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만났다. 이후 지난 7월에는 삼성전자가 미스트랄에 최대 10억 유로를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실제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면서 양사의 협력 관계가 지분 투자로 발전한 셈이다.

미스트랄은 2023년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AI 기업이다. 미국 오픈AI와 앤트로픽, 중국 AI 기업들에 맞설 유럽의 대표 AI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미스트랄의 강점은 기업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AI 모델이다. 오픈웨이트는 AI가 학습한 결과물인 가중치를 공개해 고객사가 자체 서버나 클라우드 환경에 모델을 설치하고 용도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미스트랄은 현재 세계 20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에어버스와 ASML, HSBC 등 125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AI 모델 연구개발과 컴퓨팅 역량 확대, 인프라 구축, 글로벌 사업 확장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도 미스트랄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고객이자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메모리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스트랄이 유럽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등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새로운 공급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 제품과 서비스에 미스트랄의 AI 모델을 적용하는 협력도 가능하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재무적 투자보다 AI 생태계 전반을 겨냥한 전략적 투자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하드웨어 사업자에 가까웠다면, 이번 투자를 계기로 AI 모델 개발사와 컴퓨팅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파트너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미스트랄의 협력이 지분 투자를 넘어 AI 메모리 공급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삼성 제품 내 AI 모델 탑재 등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