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역서 쓰러진 여동생…"현실 대한민국은 인터넷과 달랐다"

옥수역서 쓰러진 여동생…"현실 대한민국은 인터넷과 달랐다"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 지하철 옥수역에서 쓰러진 동생을 길을 가던 한의사와 간호사 등 주변 시민들이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취해 생명을 살렸다는 감사의 글이 올라와 감동을 자아냈다.

지하철 역 시민들.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7일 SNS 스레드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지난달 27일 저녁 6시 30분부터 7시 30분 사이에 옥수역 경의중앙 환승통로에서 쓰러진 제 동생을 도와주신 수많은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동생과 저녁 약속을 했던 A씨는 연락이 닿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동생을 찾아다니다 옥수역 경의중앙 환승통로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걸 보고 동생임을 직감했다.

A씨는 "정신없이 뛰어갔는데 한 젊은 남성이 맥 짚으면서 상태 살피고 있었고 젊은 여성이 동생에게 '계속 숨쉬세요! 눈 감으면 안돼요!' 하면서 의식 넘어가는걸 끈질기게 붙잡고 호흡하는 걸 도와주시고 있었다"고 전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남성은 한의사였고 여성은 중환자실 간호사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당시 찜통 더위였던 환승통로에서 한시간 넘는 시간 동안 땀을 뚝뚝 흘리면서 동생의 의식을 붙잡아줬고, 앰블런스에 타는 순간까지 구급대원들께 상세히 상태를 인계해줬다.

A씨는 "두분 말고도 정말 많은 분들이 그 자리를 지켜주셨다"며 "팔다리에 몇 명씩 붙어서 막 주무르고 계시고 어떤 분은 손수건으로 한의사 선생님 땀 닦아주시고 어떤 분들은 119에 계속 전화 걸어주시고 동생과 두분께 부채질을 해주고 선풍기를 대준 분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옥수역에서 쓰러진 동생을 시민들이 구해줬다는 사연이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스레드 캡처]

나중에 동생에게 물어보니 동생은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면서 몸이 힘들어서 주저앉았다고 한다.

그러자 여성 세명이 동생 쓰러지는걸 뒤에서 안고 119에 신고하고, 신발과 양발을 벗겨서 눕혀주었는데 그 광경을 지나가던 간호사와 한의사가 보고 처치를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선생님들께서 처치하시는 중에도 도와주기 위해 오셨다가 두 분이 의사와 간호사라는걸 듣고 안심하고 가신 분들도 많았고 얼음물을 사다 나르신 분도 여러 명이었다"고 밝혔다.

덕분에 A씨의 동생은 응급실로 이동해 안정을 취했고 기본적인 검사에서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A씨는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 제 동생을 살렸다"며 "인터넷을 보면 서로 미워하고 분노하고 사랑이 사라진 것 같지만 현실의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낯선 타인을 위해 한 시간 넘는 시간동안 그 더운 곳에서, 그 더러운 바닥에 기꺼이 무릎과 자신의 물건을 내어주시고 자신의 딸과 동생인 것처럼 함께 애타하며 곁을 지켜주신 그 마음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진.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일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안전한국훈련'에서 관계자들이 방독면을 쓰고 시민들을 구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2025.9.22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글에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시민들도 나타났다.

B씨는 "당시 남자친구와 지나가다가 여성분께서 벽을 잡고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나도 간호사고 남자친구도 구급대원이라 도와주고 싶어 다가갔다"며 "그러던중 글에 언급된 의사, 간호사께서 달려오셔서 동생분을 살펴주셨고 전문가들도 계시고 119도 오고있는 상황이라 저희는 혹시 방해가 될까 염려되는 마음을 안고 자리를 비웠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C씨는 "저도 퇴근길이라 중앙선 타러 가면서 동생분을 봤다. 6~7명이 여동생분 곁에 있었고 저도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근처에 서성이다가 전문가분들이 있어 발걸음을 돌렸었다"며 "저 말고도 거길 지나가는 분들이 저처럼 잠깐 머물다 갔는데 다들 저와 같은 마음으로 머무르다 간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저도 작년 2월 지하철 안에서 쓰러졌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손발 주무르는 분, 정신 차리라고 말 거시는 분등 4명이 절 돌보고 있었는데 2분이 간호사셨다" "제 딸도 2년 전쯤 공항철도 안에서 실신해서 주변 분들이 중간에 역에 내려주시고 119 불러서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다" "9호선 지옥철 급행 타고 출근하다가 두번이나 픽 쓰러진 적 있는데 다들 피곤하고 바쁜 출근길이었을텐데도 두분이 양쪽에서 부축해주시고 가방 들어주시고 역무실까지 데려다 주시고는 또 아무렇지 않게 각자 갈 길 가셨다" 등 감동적인 경험담도 이어졌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