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국내 증시에서 이번 주 내내 대규모 매도 물량을 던지던 외국인이 돌아왔다. 하루 만에 2조원 가까이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시장은 명확한 방향성 없이 움직이는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 흐름을 이어갈 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홀로 1조7079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던진 2조2719억원어치 물량을 상당 부분 받아냈다. 기관도 4904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총 5조9553억원을 사들였다. 이 중 유가증권 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이 6조7794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지수는 이 기간 11%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주 들어 수급 흐름이 급반전됐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2거래일 동안 3조3496억원 규모의 물량을 매도하며 전주 순매수액 절반 이상을 빠르게 팔아치웠다.
특히 유가증권 시장에서 3조401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주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도 18일과 19일 각각 1.55%, 5.80% 내리면서 반등세가 꺾였단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배경으로는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이 꼽힌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역대 최고치인 5.33%를 기록하자 반도체 등 기술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국내 반도체주가 흔들리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장기채 고금리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외국인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전날 외국인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KODEX200선물인버스X2'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6거래일 연속 매도해 총 510억원을 팔다가 하루 만에 432억원을 담았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 200 지수 일별 수익률을 음의 2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외인 '사자' 전환에 지수도 '쑥'⋯관건은 반도체 투심
이날 외국인이 다시 대규모 순매수세를 기록하면서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코스피 역시 전일 대비 5.89% 상승한 6852.58에 마감하면서 하락 흐름을 끊어냈다. 코스닥도 종일 상승세를 보이다가 1.99% 올랐다.
향후 관건은 그동안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투매할 때마다 주가와 지수가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어서다. 결국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돼야 지수도 강고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간밤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 확대를 발표하면서 국채 금리 급등세는 일단 진정됐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데 이어 삼성전자도 이달 중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전날까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조347억원, 8655억원을 팔던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았다. 1조137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 주식도 5393억원 순매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간 누적으로 보면 여전히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며 "그동안 빠져나간 자금의 절반만 다시 들어와도 지수가 크게 상승할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정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의 지속성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