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홈플러스 회생안 열어보니…메리츠는 열흘, 일반채권은 11년

[단독] 홈플러스 회생안 열어보니…메리츠는 열흘, 일반채권은 11년

메리츠 담보신탁채권, 인가 후 10일 이내 원금 전액 변제
상거래·카드채권 등 2032년부터 2037년까지 6년간 분할
M&A 성사 시 일정 앞당길 가능성…DIP 2000억 우선 상환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 후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회생담보권인 담보신탁채권을 10일 이내 전액 변제하는 반면, 일반 회생채권은 2037년까지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거래채권 등 일반 채권자들은 회생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최장 11년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홈플러스가 재개장한 지난 13일 오전 서울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관계자들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18일 본지가 입수한 서울회생법원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통지서'에 포함된 회생계획안 요지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대여금채권·카드채권·상거래채권·구상채권·손해배상채권 등 일반 회생채권의 원금과 개시 전 이자를 2032년부터 2037년까지 6년에 걸쳐 분할 변제할 계획이다.

변제 비율은 2032년 2월 7.7%, 2033년 12.2%, 2034년 13.0%, 2035년 13.8%, 2036년 14.4%, 2037년 38.9%다. 마지막 변제연도인 2037년에 전체 변제액의 38.9%가 집중된다. 회생절차 개시 후 발생하는 이자는 면제한다.

반면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이 보유한 약 250억원 수준의 담보신탁채권은 원금과 개시 전 이자 100%를 현금으로 변제한다. 특히 현금변제액 전액을 회생계획 인가일로부터 10일 이내 지급하도록 했다. 변제하지 않고 남은 원금과 개시 전 이자에 대해서는 개시 후 이자로 연 6%의 이율을 적용해 변제기일에 현금으로 변제한다.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신탁담보 채권 역시 일반 회생채권보다 빠르게 변제된다. 원금은 전액 변제하고 변제금액의 10.02588%는 2027년 2월, 나머지 89.97412%는 2028년 2월에 지급한다. 홈플러스는 2024년 메리츠금융그룹에 전국 60여개 점포를 담보로 약 1조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후순위 신탁담보 채권도 원칙적으로 2028년 2월까지 전액 현금 변제한다. 다만 폐점 점포 매각이 지연될 경우 2030년 2월까지 분할 변제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채권 규모도 일부 조정됐다. 별도 채권 조사에서 시인된 채권 총액은 약 2조9437억원이었지만 변동 절차를 거친 뒤 최종 시인된 총액은 약 2조5819억원으로 줄었다.

회생채권 가운데 카드채권이 약 481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여금채권 약 3788억원, 상거래채권 약 1504억원,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약 910억원 등이었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는 영업 정상화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채무를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점포 매각과 구조혁신 등을 통해 영업현금을 확보하고 회생담보권 등 우선순위가 높은 채권부터 변제한 뒤 일반 회생채권을 장기간에 걸쳐 상환한다는 구상이다.

장기 변제 일정을 앞당길 변수로는 인수합병(M&A)이 꼽힌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에도 영업양수도를 지속 추진하고 거래가 성사될 경우 변경 회생계획을 통해 영업양수도 대금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시된 분할상환 일정은 M&A 성사 여부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M&A가 성사되더라도 추가 DIP 대출금 2000억원은 관련 대출 약정에 따라 우선 상환된다.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9월 2일 오후 3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의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 예정이다. 관계인집회에서는 채권자들이 참석해 회생계획안을 검토·심리하고 동의 여부에 관한 의사를 표시한다. 이후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홈플러스가 제출한 계획에 따라 변제가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생계획안에서 채권자별 변제 시점이 크게 벌어진 만큼 회생절차의 성패는 결국 영업 정상화와 M&A 성사 여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서 "회생절차 진행에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 등의 사유로 경영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에 대한 일부 권리변경이 있었으며 조속한 변제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점에 대해 채권자 및 이해관계인들의 이해와 배려를 구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