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반등 절실한 현대차⋯'아이오닉V'로 반전 노린다

중국서 반등 절실한 현대차⋯'아이오닉V'로 반전 노린다

전기차 판매 비중 65.1% 중국 시장…현지 맞춤형 전동화·AI 기술로 승부
향후 5년간 20종 신차 투입·연간 50만대 판매 목표…현지 공략 강화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맞춤형 전기차 ‘아이오닉 V’를 앞세워 반등에 나선다. 전기차와 스마트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중국 시장에 맞춰 전동화·지능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5년간 20종의 신차를 투입하는 등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7월 중국 판매량은 661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6.8% 감소했다.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약 146만1000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0.4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상하이 신천지 현대자동차 매장에 전시된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V' [사진=설재윤 기자]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현지 업체들의 공세가 꼽힌다. BYD와 지리자동차, 샤오펑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은 물론 전기차와 배터리,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 역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현지 완성차 업체들은 위챗·바이두 등 중국 IT 생태계와 차량을 적극적으로 연동하고 대형 디스플레이, AI 기반 스마트 콕핏,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능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반면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의 외산 브랜드들은 이러한 변화에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은 현대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65.1%까지 높아졌다.

베이징현대의 주요 판매 모델은 엘란트라(아반떼), 11세대 쏘나타, 투싼 무파사, 쿠스토 등 내연기관 중심으로 구성돼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북경모터쇼 현대 아이오닉 V 차량. [사진=정구민]

현대차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아이오닉 V’를 꺼내 들었다.

아이오닉 V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첫 번째 아이오닉 브랜드 전략형 모델이다.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적용하고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과 협업한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60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모멘타와 협업해 현지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첨단 주행보조 기능도 강화했다.

스마트 기능도 중국 시장에 맞춰 현지화했다. 27인치 4K 대형 디스플레이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스마트 AI 등을 적용해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지털 경험을 강화했다. 모멘타와의 협업을 통해 고속도로 주행 중심의 레벨2+ 수준 자율주행 기술도 구현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V 한 차종에만 기대지 않고 중국 시장에서 제품과 판매·서비스 전반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신규 전동화 SUV를 추가하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포함해 중·대형급까지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총 20종의 신차를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중국 빅데이터센터 구축 [사진=이영은 기자]

현지 투자와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는 지난해 베이징현대에 80억 위안(약 1조5500억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배터리·자율주행·IT 생태계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을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라 현지 기술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판매·서비스 분야에서도 변화를 추진한다. 주요 도시에 아이오닉 전용 브랜드 공간을 구축하고 전담 스페셜리스트를 운영하는 한편, 모든 판매 채널에 ‘원 프라이스(One Price)’ 정책을 적용해 구매 과정을 단순화한다.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서비스 네트워크도 확대해 전기차 구매 이후의 고객 경험까지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열린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 착공식 [사진=이영은 기자]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 다시 승부수를 던지는 배경에는 과거의 판매 규모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깔려 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16년 110만대를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2만8000여대까지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중국 판매량은 2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현대차는 향후 중국 시장에서 연간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중국 소비자의 취향과 기술 수요에 맞춘 차량을 지속적으로 내놓아 판매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V의 성패가 현대차의 중국 시장 재도약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이미 현지 업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만큼 단순히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가격 경쟁력과 현지 IT 생태계 연동, 자율주행 기술, 판매·서비스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 최적화된 전동화·지능화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반등 모멘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