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패션과 장보기 시장에서 성장한 플랫폼들이 뷰티를 놓고 같은 날 맞붙었다. 무신사는 패션과의 결합, 컬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배송 경쟁력, 에이블리는 초저가와 빠른 상품 회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같은 화장품을 팔면서도 기존 고객의 취향과 소비 방식을 활용해 서로 다른 뷰티 시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1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와 컬리, 에이블리는 전날 각각 '무신사 뷰티 페스타', '그랜드뷰티컬리페스타', '에이블리 뷰티 페스타'를 시작했다. 참여 상품은 무신사 1만4545개, 컬리 1만여 개, 에이블리 약 3000개다.
세 플랫폼이 행사를 같은 날 시작하면서 8월 온라인 뷰티 시장은 사실상 플랫폼별 고객 기반을 놓고 벌이는 정면 대결이 됐다.
가장 공격적으로 외연을 넓힌 곳은 무신사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무뷰페'에 660개 브랜드를 끌어모아 최대 80% 할인한다. 상품 수와 할인율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뷰티를 패션처럼 취향을 표현하는 영역으로 재구성한 것이 핵심이다.
오드타입과 허그유어스킨, 피브와 해브어웨일, 자빈드서울과 기호, 롬앤과 로라로라, 배리웨이와 파인드카푸어가 협업 상품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패션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형성된 취향과 팬덤을 뷰티 상품 구매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무신사는 온라인에서 모은 관심을 오프라인 경험으로 확장한다.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성수동에서 6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무뷰페 인 성수'를 열고 메인 팝업과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연결한다. 슈퍼 얼리버드 입장권이 48초 만에, 이후 입장권도 1분대에 소진됐다. 무신사가 뷰티를 단순 판매 품목이 아니라 패션처럼 직접 보고 경험하는 콘텐츠로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컬리는 1만여 개에 달하는 상품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웠다. 행사 규모를 키우면서도 백화점 화장품과 더마 브랜드를 중심에 둬 가격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했다.
설화수·헤라·랑콤·스킨수티컬즈·키엘·아베다·조 말론 런던·라 메르·SK-II 등 국내외 주요 브랜드는 기간을 나눠 릴레이 행사에 참여한다.

컬리의 차별점은 할인 상품을 기존 물류 경쟁력과 연결했다는 데 있다. 행사 상품을 다음 날 아침 샛별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어 장보기와 화장품 구매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새로운 뷰티 고객을 처음부터 확보하기보다 식품에서 쌓은 신뢰와 구매 습관을 화장품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구매 단가가 높은 럭셔리·더마 상품을 강화한 것도 기존 3040 고객과의 접점을 고려한 선택이다.
에이블리는 행사 규모보다 고객의 방문 빈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는 19일까지 250여 개 브랜드와 약 3000개 상품을 선보이면서 48시간마다 특가 상품을 교체한다. 1만원 이하 상품을 모은 '뷰티 클리어런스'와 매일 오후 8시 열리는 '100원 딜'도 운영한다. 한 번에 큰 금액을 쓰게 하기보다 소비자가 행사 기간 계속 앱을 찾도록 설계한 셈이다.
쿠폰 정책도 같은 방향을 향한다. 뷰티 전용 10% 할인 쿠폰을 무제한 지급하고 일부 브랜드에는 3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매일 낮 12시에는 선착순 40% 쿠폰을 푼다. 시간대별 혜택과 짧은 특가 주기를 결합해 가격에 민감하고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젊은 고객의 반복 접속을 유도한다.
에뛰드·네이밍·롬앤·투쿨포스쿨·에스쁘아·삐아·힌스·클리오·페리페라 등 색조 브랜드를 전면에 배치한 것도 에이블리의 고객 구성을 반영한 선택이다. 라이브 방송으로 제품의 색상과 사용법을 보여주고 즉시 구매로 연결한다. 올해 1월 에뷰페로 행사를 확대 개편했을 당시 하루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최대 234% 늘어난 만큼 검증된 흥행 공식을 강화한 것이다.
이번 경쟁은 세 회사가 무리하게 같은 고객을 쫓는 구도와는 다르다. 무신사는 패션 취향과 오프라인 경험, 컬리는 프리미엄 소비와 배송 편의성, 에이블리는 젊은 이용자의 방문 빈도를 활용한다. 본업에서 확보한 고객을 뷰티로 이동시키는 방식이 플랫폼마다 다른 만큼 할인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고객이 남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