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청 폐지 후 공소청 검사에게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이라도 남겨 경찰 수사의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게 정 장관과 법무부의 지론이었으나, 여당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사퇴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25일 "정 장관이 참모들을 통해 대통령께 사퇴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은 아니라고 했다. 전날(24일) 일부 언론이 정 장관이 최근 사퇴의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밝혔다고 보도했으나 이 관계자는 "평소에 늘 하시던 말씀이다"라고 설명했다. "과거부터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고도 했다.
정 장관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이 대통령과 여당의 기조에는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검사 수사권 완전 폐지'라는 여당 입장과는 계속 거리를 뒀다.
지난달 12일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에서 정 장관은 여당을 향해 "검찰이 1차 수사에 대해 손을 대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같은 날 정청래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글을 올린 다음이었다. 정 장관은 "지금보다 범죄 피해자를 잘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대체 무슨 대책을 갖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는 말도 했다.
같은 달 25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힌 뒤에는 입장을 같이 하면서 보완수사 요구가 실효성을 갖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과의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 대안 없이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면 경찰의 부실 수사로 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 사의를 전해듣고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 장관의 사퇴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 할 일도 없고 의지도 없다. 당에 가서 중심을 잡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미주 순방에서 귀국한 뒤인 내달 3일 이후 정 장관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여당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 전 이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후 서영교 법사위원장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김승원 법안심사제1소위원장, 김한규 원내정책부수석대표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피해자 보호수단 확대 △수사기관 견제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전담팀을 둬 경찰을 견제하겠다는 방향으로 정해졌지만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를 언제,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요구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다.
이를 두고 경찰과 검찰 현장에서는 중수청이 보완수사를 할 경우 수사 기간이 더욱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중급 경찰 간부는 "중수청이 보완수사를 할 경우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해야 하는 일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지역 검찰청 소속 부장검사도 "중수청은 수사 대상이 정해져 있다. 보완수사를 위해 전담팀을 둔다는 내용으로 중수청법을 개정한다고는 하지만, 수사지연 등 문제는 필연적으로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보완수사 기간을 제한하는 안도 추진 중이지만 이 부장검사는 "보완수사도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